신간 보도자료


화성의 공주 A Princess of Mars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 지음 / 최세민 옮김
B6 반양장본 / 316쪽 / 2008년 5월 26일 발행(예정)
기적의책 펴냄 / 8,800 원 / ISBN 978-89-961031-0-3 03840




미국인들의 영원한 고전, 『화성의 공주』를 만나다

국가의 역사가 짧다는 것에 콤플렉스를 느낀 미국인들은 항상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를 주도한 것은 『스타워즈』를 위시한 수많은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신화로서 재탄생한 스페이스 오페라, 그 기틀을 잡은 작품은 다름 아닌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의 『화성의 공주』였다. 서울SF아카이브 대표인 박상준은 미국에서의 그 대중적인 위상에 비추어 본서를 한국의 홍길동전에 비교하기도 한다.
1970년대 초, 아이디어회관 SF문고를 통해 『화성의 존 카아트』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였던 『화성의 공주』가 드디어 돌아왔다. 아동용으로 번역되어 소년소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던 이 작품이 이제야 중역과 축약이 아닌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완역본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일본어 중역본이나 축약본, 혹은 원문 번역이라 하더라도 단지 본문만을 기계적으로 번역해 출간했던 기존의 판본들과 달리, 기적의책에서 출간하는 이번 판본에서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작품 해설 및 작품 배경에 대한 많은 부록을 포함함으로써 기존의 판본과 차별화하였다.


100년을 뛰어넘는 고전의 매력, 상상력을 즐겨라!

혹자들은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모른다. 100년 전의 과학기술과 지식을 기반을 쓰인 스페이스 오페라를 지금, 21세기의 한국에서 왜 읽어야 하는가?
타당한 지적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일사천리로 흐르는 평범한 이야기. 비범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지극히 도덕적인 기준에 충실한 주인공과 그에게 어울리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 잊혀질 만 하면 등장하지만 자기가 맡은 역할만은 확실하게 해 내는 조연들이 나오는 전형적인 영웅담. 요즘 소설들이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는 미사여구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 생생한 묘사 따위는 약에 쓰려고 해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잡음 섞인 오래된 레코드 판의 기록이 생생한 디지털 음악이 주지 못하는 매력을 주는 것처럼, 이 책이 가져다 주는 매력은 그러한 「불필요한」 과정들을 거치지 않아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또한 역설적이게도, 최근의 여러 소설들은 위에서 말한 것 같은 「요즘 소설들의 필수 요소」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까닭에 오히려 부드럽게 읽히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너무도 화려찬란한 미사여구가 거듭된 끝에 애초에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잊은 글이나, 너무 이야기를 꼬아댄 끝에 「반전을 위한 반전」이 거듭되어 용두사미가 되어 버리는 글이 얼마나 많았던가. 『화성의 공주』는 질리지 않는 밥처럼, 재빠른 이야기의 진행을 마음 편하게 따라가면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지적인 사치이다!


버지니아 촌놈 카터, 바르숨을 제패하다

남북전쟁 참전군인 존 카터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금광을 캐러 가던 중 원주민에게 쫓겨 애리조나의 어느 동굴에 숨었다가 이상한 가스의 영향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얼마 뒤에 정신을 차린 카터는 자기가 화성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화성도 옛날에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풍부한 자연과 고도의 문명을 자랑하는 별이었으나 점점 물과 공기가 고갈되면서 살벌한 황무지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곳의 주민들은 고도로 통제된 전사 집단인 「녹색인」과 세련된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적색인」의 두 종족으로 나뉘어 소모전을 되풀이하는 중이었다. 졸지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떠돌이 신세가 되어버린 존 카터의 등장으로 인해 그들의 세계는 전무후무한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화성의 공주』의 위상, 발췌문

E.A.포나 베르느가 그랬듯 장르소설이 현대와 같이 분화되기 이전의 작품은 수많은 근연 장르들의 시조이며 영향을 주고받는 역할을 했는데, 이 『화성의 공주』를 위시한 바르숨(화성) 시리즈 역시 이전 작품의 장점을 이어받고 SF와 판타지의 서브 장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작품은 알려지지 않은 신비한 장소에서의 모험을 그린 비경 탐험물이고, 태양계의 행성들을 무대로 한 SF들에 영감을 준 SF의 원류이며, 그러면서 SF의 과학적이고 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서부극에서 이어진 유쾌한 모험을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의 시초이고, 「검과 마법(Sword and Sorcery)」이라 불리는 히로익 판타지의 기원이고, 행성 로맨스(Planetary Romance, 여기서 로맨스는 오늘날의 연애물이 아니라 기사도 로망의 의미로 쓰인다)의 원조이며, 일종의 차원이동물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비경/모험소설이라는 면에서는 동시대이나 약간 먼저 활약한 문학적 선배 헨리 라이더 해거드의 뒤를 이었고, 코난 시리즈의 로버트 E. 하워드에 깊은 영향을 주어 영국식 하이 판타지와는 다른 미국식 판타지의 전통을 이어갔다. 우주를 무대로 한 서부식(웨스턴) 모험활극이라는 점에서는 행성 로맨스나 (잘 쓰이지는 않지만) 검과 행성(Sword and Planet)이라는 서브장르 자체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며,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여 『스타트렉』, 『스타워즈』로 이어지는 미국 팝컬처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후 수많은 후배 작가가 외전적인 작품을 쓰거나 자기 작품에 이 작품에서 따온 인명·지명을 쓰며 애정과 존경을 표했다(http://en.wikipedia.org/wiki/Barsoom#Legacy 참조). 가장 최근의 예로는 일본 SF애니메이션 『탑을 노려라2!』에 나오는 화성의 무장집단 이름이 「바르숨」인 것에서도 이 작품이 장르 전체에 드리운 거대한 그림자를 실감할 수 있다(정확하게는 외전격인 소설판에 나옴). 이 수많은 흔적을 모두 여기에 옮길 수 없기에, 책이라는 매체로 범위를 제한하여 그 일부만을 여기에 밝힌다.

아버지(찰스 슐츠)는 내게 H. G. 웰즈, 쥘 베른,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의 작품들을 읽으라고 권하셨다. 
― 몬티 슐츠, 바나비 콘라드의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Snoopy's Guide To The Writing Life』에서(찰스 슐츠는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 『피너츠Peanuts』의 작가이며, 몬티 슐츠는 그 아들임)

어릴 때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의 화성 시리즈를 읽으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빠져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공상 속에서] 버지니아 주 출신의 신사이자 모험가 존 카터와 함께 바르숨으로 떠났다. 바르숨은 화성인들이 화성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나는 화성에서 말 노릇을 하는 다리 여덟 개 달린 동물 소아트의 무리를 따라갔고, 헬리움의 공주인 아름다운 데자 소리스의 손을 잡았고, 키가 4미터나 되는 녹색 화성인 전사 타르스 타르카스와 친해졌다. …… 어린 시절 공터에서, 화성이라고 생각했던 별을 향해 두 팔을 한껏 벌리고는 나를 화성으로 데려가 달라고 기원하며 몇 시간씩 서 있던 기억이 난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Cosmos』에서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는 미국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는 「국민작가」라는 칭호를 얻은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 『화성의 공주』는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홍길동전을 읽고 자라듯 미국 청소년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또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시조 격으로 현대SF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걸작이기도 하다.
―박상준(서울SF아카이브 대표), 『멋진 신세계』에서



| 저자 소개 :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 |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는 대부분의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작가이다. 그러나 그의 대표작인 『타잔 시리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형태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대표작인 『타잔 시리즈』가 일종의 비경秘境소설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버로우즈의 작품 중 SF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는 SF소설의 초창기였던 1910년대부터 처녀작 『바르숨 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SF소설을 집필했다. 비경소설이든 SF소설이든 버로우즈는 그의 작품에서 공포와 신비가 어우러진 미지의 세계, 그리고 영웅들의 무훈武勳과 화려한 로맨스를 그려 낸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는 1875년 미국의 시카고에서 공장경영자 아버지의 4형제의 막내로 태어났다. 구 남군의 소위였던 아버지의 명으로 직업군인의 길을 지망하지만 군인양성학교를 중도에 퇴학하고 육군사관학교 입학에도 실패하였고, 이후 공장 사무원, 기병대원, 회계사 등의 직업을 전전한다. 1900년 25살에 10년 연상의 연인과 결혼했지만 생활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점점 생활이 힘들게 된 버로우즈는 1911년 35살 때 처음으로 『화성의 달 아래서』라는 장편을 쓰고, 당시의 대중잡지 『올 스토리 매거진』지의 편집부에 보냈다. 이 작품은 1912년 2월호부터 6회 연재의 형태로 게재되고, 『화성의 공주』로 이름을 바꿔 출판되었다. 이후 발표한 『유인원 타잔』은 큰 성공을 거두며 그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편 『지저세계 시리즈』 『금성 시리즈』 등 비경, 이세계異世界, 별세계를 무대로 한 모험소설을 계속해서 발표하며 SF 분야에 큰 영향을 주었다. 장대한 스케일과 모험소설을 겸한 그의 작품군은 나중에 『행성 로망스』로 불리게 된 SF 서브장르의 원형을 확립하게 된다.


| 역자 소개 : 최세민 |

학부에서 생물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세계 영화 연구』, 『얄밉도록 유쾌하라』, 『오늘의 SF 걸작선』 中 「후광」「나는 그 빛을 보았다」「미술관에서 보낸 어느 한가한 하루」「에일로라」「어느 정령들의 이름들」, 『아이의 10년 후는 부모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다』, 『두려움이 나를 망친다』, 『다 빈치 디코드』, 『최강팀 만들기』, 『아이스크림 명상록』, 『마리 퀴리』, 『마담 사이언티스트』, 『땅 속의 생태계』 등이 있다.


| 목차 |

머리글 
제1장 애리조나의 언덕에서
제2장 죽은 자의 탈출
제3장 화성에 가다
제4장 포로
제5장 경비견을 따돌리다
제6장 친구를 얻은 싸움
제7장 화성인의 육아법
제8장 하늘에서 붙잡힌 매력적인 포로
제9장 언어를 배우다
제10장 투사에서 족장으로
제11장 데자 소리스와 함께
제12장 권력이 있는 포로
제13장 화성에서의 사랑
제14장 죽음의 결투
제15장 솔라가 들려준 이야기
제16장 도주 계획
제17장 어려운 탈환
제18장 워훈 족에게 붙잡히다
제19장 투기장에서 싸우다


제20장 공기 생산 공장에서
제21장 조댕거의 공중 정찰대
제22장 데자 소리스와 만나다
제23장 하늘에서 길을 잃다
제24장 타르스 타르카스, 친구를 만나다
제25장 조댕거 함락
제26장 살육을 넘어 기쁨으로 
제27장 기쁨에서 죽음으로
제28장 애리조나의 동굴에서

해설/
버지니아 촌놈 카터, 바르숨을 제패하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습니까?

부록/ 
『화성의 공주』에 대한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
1. 발췌문과 해설
2. 머리글에 대한 궁금증
3. 화성어 입문


| 출판사 소개 : 기적의책 |

기적의책(대표 김명철, 02-424-1778, http://www.mbpress.co.kr)은 수많은 독자들의 뜻이 모여 탄생한 출판사로, 독자에서 출발한 (그리고 현재도 여전히 독자인) 출판사 대표와 다른 많은 독자들이 직접 기획/번역/교정/편집/디자인을 하는 곳이다. 출판사 혼자가 아닌 독자들과 함께 책을 만드는 곳이라는 의미로 반쪽출판사로 자칭하기도 한다. 2006년 가을에 설립되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2008년 5월에 드디어 첫 책 『화성의 공주』를 출간한다.


이 보도자료는 독자서평을 보내주신 라티루스 님, 쏘가리 님, 잠본이 님, 하리야 헌처크 님, pilza2 님 다섯 분의 서평을 기반으로 하여 만든 자료입니다. 다섯 분의 서평을 짜깁기한 티가 나지 않는다면, 4년간 다니면서 제 리포트 성적이 나쁘지 않았겠거니 추측하셔도 됩니다. 개인이 아닌 회사 차원에서의 홍보에 귀중한 글을 제공해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이 보도자료는 널리 퍼뜨려주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트랙백도 가능하지만 귀찮으시다면 그냥 본문을 통째로 복사해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본문을 통째로 가져가실 때 댓글에 '퍼가요~' 한 마디쯤 달아주시면 좋겠지만 이마저 귀찮으시다면 그냥 퍼가셔도 됩니다. 널리 널리 퍼뜨려 주세요.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즈는 1950년에 사망하였습니다. 미국의 저작권법에 의하면 작가 사후 70년까지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나 국내법에 의하면 작가 사후 50년이 넘을 경우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베른 조약의 기초 원칙 중 하나인 「자국민 보호」 원칙에 따라, 현재 시점의 대한민국에서 본서는 저작권 체결을 하지 않고 출간이 가능한 Public Domain으로 분류됩니다.

이 보도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중 루비박스의 『화성의 프린세스』 출간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좋지 않게 인연을 맺었고 현재로서도 편한 관계는 아닙니다만, SF의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에까지 반감을 가질 수야 없지요. 좋은 결과 보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언론 홍보 많이 해서 기적의책에서 나오는 『화성의 공주』도 많이 팔렸으면 좋겠군요.
『화성의 프린세스』(루비박스 刊)와 『화성의 공주』(기적의책 刊)는 유사품입니다. 둘 중 하나가 짝퉁인 건 아니고 둘 다 진품이니 알아서 잘 골라 주시길. (개인적으로는 해설과 부록이 풍부한 『화성의 공주』를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