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출간 때마다 새로운 일이 생기네요.


이번엔 제때 책을 만들어 놓고도 한동안 창고에 쌓아 놓기만 하는 일이 생겼어요. 책은 8월 27일에 만들었는데, 회사(기적의책 말고;;) 업무에 치이고 치이다 보니 두 달만에 서점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기적의책의 네 번째 출간작은 그간 출간한 책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간의 세 권은 모두 SF였습니다만, 이번엔 판타지 장르예요. 딱 판타지라고 하기는 애매하네요. 기본적으로 신과 악마, 주술 등이 등장하는 세계가 배경이긴 합니다만, 읽은 사람들의 감상을 들어 보면 누군가는 무협 같다고, 누군가는 미스터리 같다고 합니다. 장르를 특정짓기 어려운 소설이죠.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 나올 소설가 김보영 님의 추천사를 보시길.


 

2008년 4월 <화성의 공주 A Princess of Mars>

2009년 6월 <반지 속으로 The Girl in the Golden Atom>

2011년 4월 <조던의 아이들 Orphans of the Sky>


에 이은 기적의책의 네 번째 책은 바로 <무랑가시아 송>입니다.

 

  







 

 

------ < 보도자료 텍스트 버전> ------

 

“힘을 얻고자 하는 악마는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지.

그러고 나서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남의 그림자를 흡수하는 거야.”


“이제 우리는 서로를 감시해야만 할 걸세.”



무랑가시아 송
김효현 지음
김보현 그림
B6 양장본 / 304쪽 / 9,800원
2012년 8월 27일  / 기적의책 펴냄
ISBN 978-89-961031-3-4 03810

 


■ 책 소개 / 줄거리

순수성의 씨앗이라 불리는 성스러운 인간 ‘성화’가 영원성의 나무에 도달하면, 그의 순수성이 하늘로 타고 올라가 온누리에 퍼진 악을 정화한다고 했다. 종단은 백여 년마다 영원성의 나무, ‘무랑가시아 송’으로 성화를 모셔 가는 여정을 떠난다.


성화를 모시는 다섯 호위자는 각자 이름에 맞는 권능을 지닌다. 걱귀 시울비, 바라한 무밀로, 요싯타 이자나리, 어왜수 안시오, 태을 노휘. 이번 여행에는 이례적으로, 여동생인 성화를 따라온 오라버니 류긴치가 일행에 합류한다. 벌써 열한 번째, 천 년이 넘도록 반복되는 여정. 앞서서 무랑가시아 송으로 성화를 데려갔던 선조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각각이 품은 불안과 다짐을 간직한 채 나아갈 뿐.


그리고 악마는 최후에 꼬리를 내민다.


 

■ 차례


악마는 최후에 꼬리를 내민다  7

그리고 성화는 최후에 주렴을 걷는다  231

작가의 말 289

해설  291


 

■ 추천글


과감하고 깔끔하게 압축한 전개, 탄탄한 필력, 한달음에 달리면서도 차분하고, 박진감 넘치면서도 단아하고, 잔혹한 가운데에도 정갈하다. 선과 악의 원형을 깊이 있게 파고든 한국형판타지미스테리추리극. 내용과 장르 양면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한다.      ― 김보영 (<멀리 가는 이야기>, <진화신화>, <7인의 집행관> 작가)


일단은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어도 충분하다. 생각은 그 다음이다. 그리고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이 책, 삽화가 끝내준다.      ― 심완선 (SF&판타지도서관 공동운영, SF잡지 <미래경> 기획주간, 환상문학웹진 <거울> 필진)

 


■ 책 속에서


멀리서 늑대의 무리가 운다. 멈칫했던 시울비는 길고 긴 야생의 신호가 천천히 잦아들 때까지 청각을 바짝 긴장시켰다. 늑대는 멀리 있지만 혹 울음소리 때문에 그가 놓친 다른 소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늑대가 우는 틈을 타서 움직인다면 놈은 내게 기습을 할까? 아니면 일행이 있는 쪽으로 몰래 움직일까. 시울비는 후자가 더 걱정스러웠다. 그가 호위 일행의 능력을 불신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심하는 다수보다는 준비된 일인이 낫다는 생각은 검을 잡은 이래 변한 적이 없는 믿음이었다. 무엇보다 시울비는 적이 기습을 하더라도 첫 일 합合을 내주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노휘가 시울비의 자청을 받아들였을 때는 절대로 기습에 당하지 않는 시울비의 능력을 높이 산 이유도 있었던 것이다.그것이 걱귀로서의 권능이다. (10~11쪽)


― 힘을 얻고자 하는 악마는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지. 그러고 나서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남의 그림자를 흡수하는 거야. 신의 적대자로 태어난 악마는 그 뿌리부터 그림자의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온갖 증오와 번민, 비탄의 배설물인 그림자를 빨아먹으며 그 힘을 키우지. 그림자를 훔치지 못한 악마의 힘은 두려울 것이 못 되지만 여러 인간의 그림자를 훔친 악마는 종단의 가장 강력한 무사들조차 저지할 수 없어.

― 그림자를…… 빨아먹는다는 건 정확히 무슨 의미요?

― 말 그대로의 의미야. 어느 해 지는 저녁 네 그림자가 이유 없이 짧아진다면 그건 주위에 악마가 있다는 뜻인 거지. (27~28쪽)


천 년보다 까마득하게 긴 세월 관록을 가진 나무였다. 서쪽 해안가에서 나무를 올려다보며 자란 아이는 죽어서 뿌리로 돌아가고, 영은 나무를 타고 하늘로 승천한다 했다. 나무는 전설과 이야깃거리와 역사를 만들었다. 때로 나무의 위엄을 빌리고자 한 육지의 권력자와 나무의 영원성을 의심한 학자들이 있었지만 한 세월 짧게 흘러가고 나면 그들 역시 저물어 가는 나무 아래에서 쉬었다. 서쪽의 바다, 거기에 웅장한 실체로 선 나무는 결코 인간이 흔들 수 없는 존재였다. (65쪽)


― (……) 나는 거기에 우리의 낡은 속담을 가져다 붙여 보았지. 악마는 최후에 꼬리를 내민다……. 우리는 방금 최후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네. 허나 상식적으로 볼 때 모든 뜻밖의 반전, 예측하지 못했던 수수께끼의 답은 늘 마지막에 드러나게 되어 있지. 이미 결말이 난 듯한 이야기라도 최후에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면 안심할 수 없어. 최후에 이르러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거든. (84~85쪽)


그녀가 불러낼 수 있고 해방시킬 수 있는 힘은 대부분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로 구체화되었다. 서른두 해를 살아오면서 이자나리는 그 불길로 악한 이와 맞섰고, 추위에 떠는 이를 데웠으며, 그리고 죽은 이를 불살라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물을 건너는 요싯타였다. 생사를 가르는 마지막 강을 건널 때 죽은 이들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천도를 행하는 종단 무녀로서 이자나리는 그들의 혼과 함께 가없는 명계의 강을 걸었다. 영혼을 건네는 무녀인 이자나리와 육신을 태우는 불은 잘 어울리기도 했다. (191쪽)

 


■ 글 | 김효현


1987년 수원 모처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때 이상균, 전민희, 이영도 등의 소설에 깊은 감명을 받은 후 몇몇 환상문학 커뮤니티에서 ‘無’라는 닉네임으로 습작 활동을 시작했다.


본격문학/장르문학이라는 구분이나 시/소설/드라마라는 구분에 얽매이기보다는 주어진 형식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울타리 없는 글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 중이다.


현재는 서울 모처의 국문과 대학원에서 드라마 예술을 공부하는 한편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며 시를 쓰는 법과 읽는 법을 익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그림 | 김보현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주로 흑백만화를 그리고 있다. SF소설과 세계사 및 분쟁지역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나블루스NABLUS> <one day in IRAQ> <천상열차> 등을 발표했다.


 

 


기적의책은 장르소설의 독자가 직접 장르소설을 출간하기 위해 만든 1인출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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