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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보름달 징크스



많이 기다리셨나요. 드디어 다섯 번째 기적, "보름달 징크스"가 출간되었습니다.

기적의책에서 준비한 새 시리즈 [작가와의 만남]의 첫 출간작입니다. [작가와의 만남]은 한 작가의 단편들을 모아 출간하는 기획인데, 김주영 작가에 이어 프레드릭 브라운, 고드 셀러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언제 나온다고는 차마 말씀 못 드리겠네요;;)



------ < 보도자료 텍스트 버전> ------


보름달이 뜨면 항상 이상한 일이 생긴다.

누군가와 극심하게 싸우게 되거나,

폭설이 내려서 시내로 나가지 못하고 발이 묶인다거나,

약속 장소를 잘못 찾아가서 결국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집에 돌아온다거나.


보름달 징크스

김주영 환상문학 단편선


지은이 김주영 | 표지그림 이정명 | 표지디자인 조윤혜

기획자문 박애진 | 편집 김명철 | 교정 이주원 | 홍보 김용권


책 소개


작가 김주영은 장르소설의 90년대와 2000년대를 모두 지나오면서 글을 놓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써 온 작가이며, 여전히 새로운 글을 고민하는 작가다. 삶과 죽음이라는 고전적 모티브를 신화적으로 풀어 쓴 『열 번째 세계』로 황금가지에서 주최한 황금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의 우화를 차용한 『여우와 둔갑설계도』 등을 출간하며 환상 소설의 영역구분을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따뜻한 시선으로 고독과 괴로움을 고민하고, 마음이 울컥하는 이야기를 쓴다. 기적의책 출판사에서는 작가와의 만남 첫 번째 작품집으로 『보름달 징크스』를 내놓는다.

『보름달 징크스』는 그동안 출간된 장편소설과는 달리 김주영이 직접 고른 대표 단편 20편을 묶었다. 이중에는 단편 창작 프로젝트였던 <데카메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쓰인 10편이 포함되어 있다. 날마다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놓는 <데카메론>에서 따온 프로젝트답게 매 작품마다 시제(詩題)가 있는데, 김주영은 이를 통해 한 가지 소재에서 아예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역량을 보여준다. 한편 고전 동화의 원형을 흥미롭게 재구성한 <다시 쓰는~> 시리즈는, 기존의 각본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는 수정주의 환상소설(revisionist fantasy)의 훌륭한 예시다.

초기작에서부터 「걸어 다니는 화석」 등의 최근작까지 작가의 족적을 따라가다 보면, 장편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작가의 변화 과정을 읽을 수 있다. 취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이야기들 안에는 공통적으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 고독과 그리움에 대한 작가 김주영의 말이 담겨 있다.

“김주영의 작품은 강하고 따사롭다. 고결한 야생성과 원시성을 지닌 고독한 영웅상은 포복절도하는 유머와 쓸쓸한 허무함을 거쳐 따듯한 시선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듯한 큰 어른에 이른다. 10여 년에 걸쳐 독자적인 길을 걸어 온 작가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다 보면 우주와 이계와 신화와 현실을 넘나들며 긴 시간 여행을 한 착각과 함께 한 작가의 영혼의 변화까지도 느끼게 한다. 축복과 같다.” (김보영 추천사 中)



▦ 줄거리


마지막 티타임

죽음을 맞이하면 꽃으로 변하는 이와, 그 꽃을 차茶로 타서 마시는 이가 만난다. 바이샨은 마시는 자다. 플라워 족의 마이는 그녀와 만나 사람들의 삶이 꽃으로, 차로, 향기로 변하는 과정을 본다.

“우리는 마지막 꽃잎을 마시면서 너희를 공감하고 너희가 지금까지 살아온 일생을 함께 느끼는 거야. 너희는 이 의식을 장례식이라고 하던가? 우리는 마지막 티타임이라고 부르지만.” (18쪽)


파리에서

1789년, 사람들은 그곳을 ‘파리’라고 불렀다. 그곳엔 붉은 꽃처럼 타오르는 남장의 혁명가와, 그녀를 쫓는 귀족가의 아들과, 그의 약혼녀가 있었다. 혁명의 흐름 한 켠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


보름달 징크스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언제나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무령은 부산으로 내려가 의도치 않게 오래 전에 소식이 끊겼던 후배 세하를 만난다. 둘은 막막하게 펼쳐진 밤바다를 배경으로 해묵은 안부를 나눈다. 

세하는 무령의 앞에 서서 바다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다소 우스꽝스러웠지만 무령은 웃지 않았다. 멀리서 불어온 해풍海風이 세하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날리면서 장난질을 했다. 무령은 더 이상 바다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다. 넓게 펼쳐진 수평선에서 바다가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끝이 아니었다. 그 뒤로 망망한 바다가 계속, 계속 푸르게 이어져 있는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은 항상 무서웠다. (53쪽)


마감사수자 헬

마감을 앞둔 작가들에게서 원고를 받아내는 마감사수자들이 있다. 헬은 그 이름답게 지옥같이 독하고 끈질긴 마감사수자다. 이번 목표는 지독하게 예민해서 가장 골치 아픈 작가 사루한이다. 그가 사는 마을은 헬의 오랜 친구이자 마감사수자의 일을 가르쳐준 작가 칼리가 사는 마을이기도 하다. 하나의 농담 같은 유쾌한 단편.

“제가 명문장으로 가득한 협박 편지를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는 다음 인터뷰 때 이야기하도록 하죠. 그때 자료를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그중에는 한때 최고의 작가로 불렸던 작가들의 편지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자신을 감추려고 했지만, 온갖 은유와 미사여구가 섞인 근사한 협박 편지를 보면 어느 작가가 썼는지 기자님도 대번에 알아볼 겁니다.” (65쪽)


웃음소리

나는 아파트 15층에 혼자 사는 직장인이다. 매일 출퇴근을 위해 사람으로 포화 상태인 지하철을 타고, 사람이 사는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로 귀가한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는 언제나 웃으면서 친구처럼 상냥하고 친절한 인사를 건넨다. 내 아파트에 정전이 되는 날, 무언가 추락하는 소리가 난다.


붓끝 한 방울

유전자 지도가 만들어지고 투명복이 개발되는 과학의 시대에, 비과학적인 엉터리 유물들의 박물관이 있다. 선대에게 박물관을 물려받은 남자는 유물들의 창고지기 노릇을 하며 주인이 오면 물건을 내주는 일을 한다. 그중 화선花仙의, 먹을 먹지 않는 붓의 주인이 찾아온다.

남자가 걸으면서 스치는 물건들은 그 붓처럼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한쪽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밤마다 슬피 운다는 커다란 검이 그랬고, 무엇이든 넣으면 두 개가 나오지만 불행도 두 배로 불러온다는 항아리가 그랬으며, 땀을 흘린다는 비문이 그러했다. 그 물건들 사이에는 손에 넣은 주인을 모두 죽인다는 얼핏 보면 싸구려 모조품처럼 보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도 놓여 있었고, 순진한 총각을 기다리는 우렁이 각시도 단지 속의 맑은 물에 잠겨 있었다. (101쪽)


신의 정원

심판의 날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방주를 타고 떠났다. 방주를 거부하고 지구에 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전쟁을 벌였다. 데르 박사는 정원 때문에 지구에 남았고, 꽃을 보호하려다 폭격에 목숨을 잃었다. 정원에 남겨진 <파수꾼>과 <정원사>의 임무는 조금씩 변화한다.


모르탈

치명적Mortal이고 연원을 알 수 없는 불치병이 횡행한다. 인류는 그 치료법을 찾아냈지만, 곧 새로운 증세를 얻었다. 모르탈에 걸리면 이전에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치료되지 않으면 그는 사라진다. 완치된 사람들은 만난 적 없는 모르탈 환자도 볼 수 있기에, 그들의 모습을 그려준다. 의사인 나는 모르탈이 작용하는 면면을 지켜본다.


백만 년의 배

그는 자기 별에서 살아남은 다섯 명 중 하나다. 예언자의 별에 살던 그들은 눈이 세 개이며, 운명을 알고 순응했다. 지구인들은 생존자들에게 한 명씩 통역관 겸 비서 카ka를 붙여주었다. 그의 카는 웬디였다. 그의 이름은 피터가 되었다. 그것이 대를 거듭한 웬디와 피터 팬 놀이가 시작된 이유였다.

 

몽환의 끝은 제자리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 우리는 호르몬제의 효과 때문에 고객과 완벽하게 사랑에 빠진다. 습관적으로 항상 애정 어린 연인들처럼 행동하며, 진심보다 더 진심처럼 보이도록 사랑을 포장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은퇴한 뒤에도 사랑에 빠지지 못했다. 나 역시, 항상 사랑에 빠진 상태였기에 지금의 이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분실의 도시

분실의 도시에서는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분실의 도시를 재설계한 사람은 나였다. 사람들은 분실의 도시에 잃어버린 것과 놓쳐 버린 사람의 대체를 만들어두고 분실한 시간을 되찾는다. 나는 사람들에게 분실의 도시를 안내하며, 잠시나마 되돌릴 수 있는 것들과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을 본다. 


찬란한 눈동자들의 강림

첫눈이 내리는 밤이면 나는 언제나 248년 전 밤처럼 셀라의 이름을 부르고 셀라의 응답을 기다린다. 성에 거주하던 일족이 모두 살해당했을 때 셀라는 나를 데리고 도망쳤다. 셀라는 나의 피난처, 보호자, 양육자, 사랑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그 애정은 가짜였을까?


다른 방식의 진화

저택에는 두 사람과 한 유령이 살고 있었다. 젊은 엘마와 늙은 엘마, 그리고 결코 나이를 알 수 없는 엘마의 유령이었다. 옆집에는 은퇴한 배우 핫산이 산다. 그에게도 엘마처럼 클론이 있었다. 젊은 엘마와는 달리 <자기클론> 특유의 ‘본체에 대한 광적인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클론이었다. 클론을 맡아 키우던 <세계학원>이 폐쇄되면서, 핫산의 클론 이크발이 집으로 돌아온다.


나비, 꿈꾸다

꿈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는 거야. 잊어버리는 건 다시 생각해 낼 수 있어. 너도 잠에서 깬 순간 잠시 꿈을 기억할 때가 있잖아. 그건 몽마가 아직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야. 몽마의 갈기에서 안개처럼 흘러나오는 꿈의 기운 때문에 꿈을 기억하는 거야. 


걸어 다니는 화석

남편은 조금씩 계속해서 화석처럼 단단하게 굳어갔다. 중국인 거리에 사는 의사 따이푸는 그건 병이라고, 그 병에 걸리면 점점 딱딱해지다가 투명하게 사라져 버린다고 했다. 그렇게 사라진 사람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그는 종종 황당한 소리를 하지만, 나는 이번만은 흘려들을 수가 없다.


다시 쓰는 라푼젤

고귀한 대마법사 아킬라와 아리따운 예언의 공주, 그리고 이웃나라의 어리석은 왕자. 라푼젤의 새로운 사랑 이야기.


다시 쓰는 선녀와 나무꾼

선녀 이야기는 진짜야. 다만 그 이야기는 우주에서 시작해. 스타파 행성에서 내전이 일어났을 무렵의 일이었지.


다시 쓰는 신데렐라

계모는 그 시대의 여성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어서 성격이 나쁘단 말을 듣곤 했어요. 그녀의 첫째 딸은 발명에, 둘째 딸은 경제에 관심이 있었지요. 그리고 신데렐라는 집안일을 하기보다는 아름답게 치장하기를 좋아했어요.


다시 쓰는 인어공주

인어공주는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다들 하나같이 바보스럽고 비합리적으로 변하던데, 사람들은 어째서 이런 어리석은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할까?


다시 쓰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성을 깨우려면 보호시스템의 동력을 끊으면 돼. 쉬운 일이지.



▦ 추천사


이제사 하는 고백이지만 나는 작가가 되기 전에 김주영 작가의 『그의 이름은 나호라 한다』라는 책에 반해 누군지도 모르는 그 작가를 찾아 넷을 헤매 다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이르렀었다. 먼발치서 수줍게 팬질하며 이 작가 혹시 단편집 하나 안 내 주시나 하며 기다렸던지라 감개가 무량하다.

김주영의 작품은 강하고 따사롭다. 고결한 야생성과 원시성을 지닌 고독한 영웅상은 포복절도하는 유머와 쓸쓸한 허무함을 거쳐 따듯한 시선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듯한 큰 어른에 이른다. 10여 년에 걸쳐 독자적인 길을 걸어 온 작가의 작품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다 보면 우주와 이계와 신화와 현실을 넘나들며 긴 시간 여행을 한 착각과 함께 한 작가의 영혼의 변화까지도 느끼게 한다. 축복과 같다.

 ―― 김보영 (소설가, 『멀리 가는 이야기』 『진화신화』 『7인의 집행관』)


이 작품집을 통틀어 묶을 수 있는 특징은 장르적인 특성이 아니라 김주영이라는 작가의 가치관이다.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해 회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끝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눈을 떼지 못하고, 고독과 그리움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 김주영이 지나온 궤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 구한나리 (소설가, 『아홉 개의 붓』)


결핍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사이의 교류와 엇갈림, 그리고 그들의 흔적을 따라 흐르는 신비한 공기. 냉정하면서도 온기가 느껴지고, 적막하면서도 희망이 용솟음치며, 현실의 무게와 꿈의 경쾌함이 번갈아 찾아오는, 이 책은 그런 보석 같은 글들의 소박하지만 활기찬 티파티다.

―― 김선욱 (자유기고가)



▦ 글 | 김주영


옴니버스 장편소설 『나호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그의 이름은 나호라 한다』 『열 번째 세계』 『이카 루즈』 『여우와 둔갑설계도』와 단편선 『노래하는 늪』(전자책)을 출간하였다. 이중 『열 번째 세계』로 제2회 황금 드래곤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무크지 <Happy SF> 2호에 「지구멀미」를, 『한국환상문학단편선』에 「크레바스 보험사」를, 『U, Robot』에 「천사가 지나가는 시간」을, 『한국환상문학단편선 2』에 「지구의 중력은 안전하시니?」를 수록하였다.

SF와 판타지, 라이트노벨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기적의책은 장르소설의 독자가 직접 장르소설을 출간하기 위해 만든 1인출판사입니다.

수많은 SF 팬들과 함께 기획/번역/교정/편집/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혼자가 아닌, 독자들과 함께 책을 만드는 곳이라는 의미로 반쪽출판사로 자칭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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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단편집이다 보니 보도자료가 무지 기네요. 이렇게 길게 이야기할 만큼, 그만큼 재밌습니다. 기대하셔도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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