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루비박스의 대표인 원형준 사장님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블로그에 쓰인 이 글을 보고 제 연락처를 수소문하여 연락하였다고 하시더군요.

이십여 분에 걸쳐 대화를 했으니 꽤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만, 그 많은 이야기를 모두 정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걸 모두 공개하기도 조금 그렇습니다. 간단하게 상황을 정리하도록 하지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통화내용을 정리하여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원형준 사장님에게 허락을 얻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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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작권 유효 여부에 대해 : 루비박스 측에서는 해외의 에이전시(Edgar Rice Burroughs, Inc.)와 국내 에이전시를 통해 저작권에 대한 문의를 했고 양측 에이전시에서는 이 저작권이 유효하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고로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루비박스 측에 독점적 지위가 발생해야 하며, 지금 상황은 베른조약과 국내법이 상충된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사에서 답변했던 저작권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였습니다. 약간의 이견은 있었으나 추후 진행을 상호간에 관찰하기로 하였습니다.


2.

피카소에 대한 내용은 원형준 사장님의 일시적인 착각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과하게 비꼬는 표현을 쓴 것은 조금 지나쳤나 봅니다.


3.

해설가 부분은 복잡하게 일이 꼬여 있기 때문에 (또한 당사자 및 관련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전달된 말은 지난 글에도 명시했듯 거쳐 들은 것이다 보니 잘못 전달된 것이며 실제로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식 저작권 계약을 체결한 루비박스에 비해 퍼블릭 도메인 개념으로 출간하는 기적의책이 상대적으로 법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있으며, FTA 체결 이후에 기적의책 판본은 그 지위가 불확실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법적 지위에 대해서는 위의 1.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견이 있었으나, 이는 루비박스 측이 기적의책을 의도적으로 비하한 것이 아니라 루비박스 측의 입장 혹은 추측을 표한 것이라 합니다.
말씀에 수긍하며, 댓글에 작성했던 '저작권법을 언급하며 제가 하는 행위를 불법적 행위로 매도했다' '루비박스에서는 저와 기적의책을 무시했고 해설가분에게 거짓말을 일삼으며 회유하려 한 것'이라는 표현은 취소하겠습니다.
다만 원래 수록될 수 있었을 해설이 수록되지 못하게 된 점은 여전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였으며 원형준 사장님은 이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혹시나 오해하는 분이 있으실까 봐 첨언하자면, 해설가분께서는 양측의 사이에서 혼돈과 불편함을 느끼시고 해설 자체를 포기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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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박스 측에서는 당사의 출간에 혼란을 끼친 점을, 기적의책에서는 루비박스 측을 메일 내용을 인용해 가며 비난한 점에 대해 상호간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또한, 좀더 쉽게 풀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까지 확대되고 서로간에 얼굴만 붉히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으며, 출판계라는 작은 판에서 서로 격하게 다투지 말며 페어플레이를 할 것을 상호간 약속하였습니다.


기존의 글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 보았습니다만, 이미 댓글을 다신 많은 분들, 혹은 이미 글을 읽으신 많은 분들을 부정하는 것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기존의 글은 루비박스 측을 비난하기 위해서만 쓴 글이 아니다 보니 수정/삭제하기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기존의 글 상단에 지금의 이 글에 대한 링크를 달겠습니다.